세계 15위의 경제 대국,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이겨낸 나라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빈곤의 벽을 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인 가구와 65세 이상 노인은 절반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강남 부촌인 타워팰리스 바로 옆 구룡마을.
노인과 일용직 근로자가 사는 무허가 판자촌이 밀집해 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니 20년째 빚에 허덕이고,
▶ 인터뷰 : 이 모 씨 / 일용직 근로자
- "빈곤은 나라님도 소용없다잖아, 현장 근로자로 일해서 애들 등록금을 어떻게 대냐고."
혼자 사는 노인은 끼니 떼우기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82살 노인
- "지금이 제일 힘들 때지, 추우니까."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사정이 이렇다 보니 6명 가운데 1명은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빈곤층을 나누는 기준인 연소득 998만 원은 넘기 힘든 벽입니다.
청소 용역 업체에서 일하는 김 모 씨는 하루 12시간을 일하고도 손에 쥐는 돈이 월 80만 원가량밖에 안 됩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청소 용역 근로자
- "아들이 실직해서 놀고 있으니까 생활에 여유가 없죠. 물가가 너무 비싸니까."
가구소득별로 다섯 구간으로 나눠 비교하니 최고와 최저 차이는 13배, 그나마 정부의 지원으로 빈곤층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 인터뷰 : 이상엽 /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새 정부는 좀 더 적극적인 소득 재분배 정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제 조건은 건전한 재정 유지입니다. 사회적 합의와 속도조절도 필요합니다."
장밋빛 복지 공약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도 보듬는 실천이 절실한 대한민국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