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딛고 다시 한 번 저력을 발휘하겠다며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시련을 딛고 꿈틀대는 일본 경제의 현주소, 최은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일본 도쿄의 법원 앞.
2008년 금융위기 때 해고된 닛산과 이스즈 자동차의 해고 근로자들은 4년째 회사와 지루한 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사토 요시노리/이스즈 해고 근로자
- "해고되면서 (회사에서 제공한) 집에서도 쫓겨났습니다. 함께 해고된 1,400명이 순식간에 패닉상태에 빠졌어요."
됴쿄 도심에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후카야시.
세계적인 전자회사 도시바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지금 제 뒤로 보이는 도시바 공장에서는 더이상 TV가 생산되지 않습니다. 한국 업체에 밀려 적자 폭이 갈수록 커지자 결국 공장 가동을 포기했습니다."
'잃어버린 20년' 일본의 현주소입니다.
1996년 일본 기업 6곳이 세계 10대 기업에 올랐지만, 올해는 어느 곳 하나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후카오 미츠히로/일본 게이오대 교수
- "기술은 갖고 있었지만 그것을 살릴 수 있는 경영이 없었습니다. 기업 안에서 좋은 경영자를 키우는 데 실패해…."
일본 정부가 돌파구로 삼는 것은 엔저정책.
환율을 움직여서라도 경기를 진작해 보겠다는 고육지책입니다.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일본 정부는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가격 경쟁력을 높인 후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을 주름잡겠다는 각오입니다."
기업들도 전의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도요타는 대규모 리콜 사태로 추락한 이미지와 판매량을 이번 기회에 기필코 만회하겠다는 각오입니다.
▶ 인터뷰 : 스기노하라 가츠유키/도요타 홍보그룹장
- "우리는 상당한 수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갖고 있고, 전기차와 수소연료 자동차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급격한 환율변동 같은 대외변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도 거의 소진된 상태입니다.
▶ 인터뷰 : 김철묵 / 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
- "엔저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는 반면 원화 절상 추세가 계속되면서 해외시장에서 국내 산업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기업가 정신을 북돋을 제도적인 정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본의 사례는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경고음이 퍼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