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과 고객 간에 소송이 크게 늘었는데요.
은행들은 소송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에 미온적인 모습입니다.
김유경 기자입니다.
【 기자 】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이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은 3분기 말 현재 986건.
소송가액으로는 1조9천9백억원으로 이들 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 1조3천3백억원보다도 50%나 많습니다.
은행이 피고인 소송 대부분은 불완전판매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은행들은 소송 패소에는 충분히 대처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은행들은 패소에 대비해 소송액의 일부를 대손 충당금으로 적립하는데, 충당금 규모가 소송액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소송에 대비한 재무적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것입니다.
소송액 대비 충당금 비중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329분의 1로 가장 낮았고, 우리은행 49분의 1, 신한은행 7분의 1, 하나은행은 8분의 1 등이었습니다.
은행들이 이처럼 충당금을 적게 쌓는 것은 당국이 정한 소송관련 충당금 적립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은행들은 소송의 패배 가능성과 손해배상액을 추산해 자의적으로 충당금을 결정합니다.
은행들은 회계·법무법인을 통해 규모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은행의 제공정보와 판례 해석에 따라 수치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습
▶ 인터뷰(☎) :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 원장
- "금융피해에 대한 보상의 의지나 보상의 개념이 없는 것으로, 회계처리의 기준이 제시돼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은행에 적합한 소송관련 충당 규정을 만들지 않을 경우, 회계왜곡이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M머니 김유경입니다. [김유경 기자 / neo3@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