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잘 안 보이고, 몸도 불편한 1급 중증 장애인이 엘리트만 들어간다는 한국은행 공채에 당당히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도전 앞에 시련은 없다는 그를 은영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코앞에 있는 사람 얼굴도 잘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선천성 시력 장애로 책을 읽을 때면 늘 전자확대기나 돋보기를 이용하는 박기범 씨,
중학생 때 청천벽력 처럼 찾아온 뇌병변으로, 왼쪽 팔은 마비되고 왼쪽 다리도 불편합니다.
갖은 시련 속에서도 그가 한국은행 공채에 당당히 합격한 건 남몰래 흘린 땀과 열정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기범 씨
- "고등학교 때 거의 전체 꼴등에서 전교 5등까지 올라갔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바닥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 적응해 가면서…대기만성형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를 괴롭혔던 신체적 장애는 오히려 자신을 분발하게 만드는 자극제였습니다.
▶ 인터뷰 : 박기범 씨
- "그렇게 비관만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더라구요. 남들 놀 때 공부하고 최대한 절제하면서…."
친구들도 그의 성취에 진심어린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 인터뷰 : 박상훈 씨 (친구)
- "우리보다 불리한 조건을 갖고 매사 임할 수 밖에 없는 친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우리보다 나은 성과를 일궈내는 걸 보면…."
한국은행은 성균관대 입학 후 줄곧 꿈꿔왔던 직장.
길잃은 우리 경제의 해법을 제시하는데 매진하겠다는 박 씨의 끝없는 도전은 삶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