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와 2000년대에 유럽 각국을 이끌었던 정상들이 세계지식포럼에 모였습니다.
유럽의 경제 위기를 내다보지 못한 각국 정상들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아쉽게도 처절한 자기반성은 엿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유럽 경제의 우등생인 독일과 네덜란드·핀란드, 열등생으로 추락한 스페인·아일랜드의 전직 정상들이 만났습니다.
유로화의 산파 역할을 했던 이들은 유로화 출범 과정에서의 잘못이 경제 위기를 불렀다고 인정했습니다.
▶ 인터뷰 : 에스코 아호 / 핀란드 전 총리
- "먼저 (경제를) 통합하고 단일 통화의 문을 열었어야 했습니다."
통화 정책은 유럽중앙은행이, 재정 정책은 각국 정부가 맡으면서 경제 운용이 어려워진 현실을 지적한 겁니다.
하지만 경제 위기를 누가 키웠는지에 대한 진지한 자기반성은 엿보이지 않았습니다.
스페인은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직전으로 떨어졌지만, 전 총리는 자국을 옹호했습니다.
▶ 인터뷰 : 아스나르 / 스페인 전 총리
- "스페인은 유동성에는 문제가 있지만, (경제)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에 책임을 넘기는 정상들도 많았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유로화 출범 전에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의 3%로 묶기로 했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이 규정을 어겨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빔 콕 / 네덜란드 전 총리
- "프랑스와 독일 같은 큰 회원국들은 2003년과 2004년에 (EU의) 규정을 어겼지만, 제재도 없었습니다."
▶ 스탠딩 : 이권열 / 기자
- "유럽의 전직 정상들은 공동 통화인 유로화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데 동의했습니다. 이웃이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도 지금은 유럽이 뭉쳐야 산다는 겁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