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윤영 기자가 기로에 선 대한민국 경제.
현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재래시장.
추석을 바로 앞둔 시점인데도 시장은 텅 비어 있습니다.
▶ 인터뷰 : 원용길 / 야채가게
- "안 좋죠. 요즘은 IMF 때보다 더 힘든 것 같아."
▶ 인터뷰 : 허두환 / 정육점
- "올해는 더욱 난감합니다. 얼마 준비도 안 했지만 얼마 나갈지 안 나갈지도 걱정 되고요."
골목 상권도 어둡긴 마찬가지.
서울 등 10개 도시의 1, 700여 개의 업소를 조사했더니 이용업의 88%, 세탁업의 62%가 연매출 2천만 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인터뷰 : 이발소 주인
- "손님이요? 지금 보통 7시에 문 열거든요. 지금까지 딱 2명이요. 못 믿겠죠."
빚은 많은데 소득은 안 올라가고 자산가격은 계속 떨어지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줄이는 것입니다.
부동산시장 침체도 끝이 안 보입니다.
▶ 스탠딩 : 최윤영 / 기자
- "영종 하늘도시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건물들이 들어섰어야 하는 곳인데 이렇게 나대지로 방치돼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불황 때문입니다."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아파트 분양가는 금융위기 직전의 70%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하우스 푸어 증가로 비어 있는 깡통 아파트가 넘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희정 / 현대경제연구원 실장
- "가계부채 규모가 1,000조에 육박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소득도 정체상태이기 때문에 가계가 소비하기보다는 빚을 탕감하는데 돈을 쓰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산업단지.
예전 같으면 골목마다 차들로 복잡거려야 했을 곳인데, 밖에서 언뜻 봐도 멈춰 있는 기계들이 눈에 띕니다.
한 공장에 들어가 봤습니다.
일하는 사람은 1명.
사장뿐입니다.
▶ 인터뷰 : 김현수 / 중소기업 대표
- "사람을 둘 수가 없어요. 수금문제도 잘 안 되고 돈도 잘 돌지 않고 제가 사업을 15년 정도 했는데 올해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중견기업의 부도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경제위기 속에 수출이 부진하다 보니 대기업도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올해 선박과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지난해보다 20~30% 급감했습니다.
▶ 스탠딩 : 최윤영 / 기자
- "올해 우리나라의 GDP 전망치는 점점 더 내려가고 있습니다.
2010년 6% 선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3%대.
올해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종 국내 경제연구소와 해외 투자은행 IB들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경제는 어두워 보이지만,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잇달아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렸습니다.
무디스, 피치, 그리고 깐깐하기로 유명한 S&P까지.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양쪽 분위기가 좀 상반돼 보이죠.
최근 대선을 앞두고 부는 '경제 민주화'
고비를 잘 넘긴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굳건한 자리를 지킬 수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실망감에 더 휘청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 yychoi@mbn.co.kr ]
촬영기자 : 강두민·김영호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