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에 취약한 노년층을 노린 보이스피싱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공인인증서 재발급이 필요하지 않은 텔레뱅킹을 이용한 피싱 사기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70대 노인 김 모 씨는 지난 5일 개인정보가 해킹됐다며 은행원을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후 경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으로 속인 사람들이 잇따라 전화를 걸어와, 안전하게 다른 계좌로 옮기라고 종용했습니다.
김 씨는 이들에게 보안카드 번호를 알려줬고, 결국 4,600만 원을 뜯긴 뒤에야 모두가 사기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음성변조)
- "여덟 사람 앞으로 다 빠져나갔더라고, 한번 속아보니까 모르는 사람 전화가 오면 받기도 싫고 은행에도 가기가 싫지."
지난 8월부터 두 달 동안 이렇게 50대 이상 고령층을 노린 텔레뱅킹 피싱은 모두 32건, 사기금액은 4억 원에 달합니다.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텔레뱅킹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허점을 노린 겁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피싱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면서 피해자들이 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과 수사당국은 사기범들의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기연 /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 "사기범의 실체라는 게 사기가 발생하면 수사를 통해서 밝혀지는 사후적인 것이고, 경찰청에서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잇따라 보안 강화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이를 비웃듯 보이스피싱 사기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