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삼성과 애플의 미국 소송에서 삼성이 완패했습니다.
어제(24일) 한국 법원에서 내린 판결 내용과 정반대의 내용인데요.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엄해림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
애플과 삼성 소송에서 삼성이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됐다면서요?
【 답변 】
네, 그렇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의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 5건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10억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2천억 원을 배상하라고 평결했습니다.
배심원단이 침해했다고 판단한 기술은 화면을 밑에까지 내렸을 때 튕기는 '바운스백', 두 손가락으로 화면 크기를 조절하는 '멀티터치'등입니다.
특히, 디자인 특허를 폭넓게 적용했습니다.
모서리가 둥글린 직사각형, 아이콘 배열과 모양, 화면 윗부분에 있는 좌우로 긴 스피커가 해당됩니다.
【 질문 】
어제 한국 법원에서는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온 겁니까?
【 답변 】
디자인 특허 침해 여부를 따질 때, 아이폰보다 먼저 나왔던 휴대폰 중 아이폰과 비슷한 모양을 가진 것이 있느냐였습니다.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이 애플 고유의 디자인이라는 것을 반박하기 위해 삼성은 애플 전직 디자이너인 '니시모리 신'을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니시모리 신은 애플 고위직으로부터 소니 휴대폰 디자인을 참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아이폰 디자인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삼성의 증거는 채택되지 않았고, 배심원들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 디자인 특허를 중시하는 미국의 풍토도 한 몫했습니다.
상품의 전체적인 이미지나 인상을 보고 특정 상표를 떠올릴 수 있다면, 특허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트레이드 드레스'라는 개념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코가콜라의 미끈한 모양의 병을 보면 코카콜라를 떠올릴 수 있어, 다른 회사에선 이 병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배심원들은 애플 제품의 독특한 트레이드 드레스를 인정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
미국 재판에는 배심원들이 참여하는데, 이런 것이 재판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나요?
【 답변 】
네, 처음부터 어느정도는 삼성에 불리한 재판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재판에는 9명의 배심원이 참여했습니다.
여자 2명에 남자7명으로 이뤄진 배심원 대부분은 비전문가로 알려져있습니다.
직업을 살펴보면 비디오게임에 열성팬인 무직자, 건축업 종사자, 전 자전거 매장 직원이 있었습니다.
비전문가들이 복잡한 특허 소송을 다뤄 '이성'보다는 '감성'이 더 많이 작용할 수 있다는 회의론이 대두됐었습니다.
재판 중에 미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티브 잡스'의 사진 사용 여부를 두고 논란을 벌
였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또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재판이 진행되다 보니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지 않겠냐는 우려도 많이 있었습니다.
【 질문 】
배심원 평결을 무조건 판사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최종 판결에서 바뀔 가능성은 없는 것입니까?
【 답변 】
이번 재판을 맡은 '루시 고 판사'는 배심원 평결을 바탕으로 한달 뒤 최종 판결을 내립니다.
삼성전자는 오늘 평결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업계 혁신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며, 배심원단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판사가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배심원의 평결을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 13일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리서치인모션이 다른 회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평결을 받았는데, 판사가 이를 뒤집고
하지만 최종 판결에서 그대로 삼성전자는 항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항소심에는 배심원이 아닌 판사들만 재판에 참여하게 됩니다.
IT 전문지식이 많은 판사들이 재판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재판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MBN뉴스 엄해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