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끝나도 해산 못 하는 조합

【 앵커멘트 】
노후 주택에 대한 재개발 사업이 끝나면 조합은 사업비를 정산하고 해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주민 갈등 때문인데요.
계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런 사업장이 늘고 있어 걱정입니다.
김경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재개발 조합 사무실 앞.

주민 수십 명이 입구에서 서성입니다.

사업비 정산 문제를 논의할 대의원 회의가 이곳에서 열리기로 했는데, 조합 측이 갑자기 장소를 옮겨버린 겁니다.

뒤늦게 변경된 장소로 찾아갔지만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거센 항의 끝에 문이 열리자 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합니다.

주민들은 조합 측이 시공사와 짜고 공사비를 증액한 뒤 이를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정순 / 고척3구역 비상대책위
- "투명하게 밝히고자, 비상대책위원회는 노력하고 있는데, 집행부는 은폐하려고 불법으로 대의원회도 장소를 옮겨가면서…."

결국, 이 조합은 2년 전 공사가 끝났는데도 청산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문제는 이런 갈등이 이곳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곳곳에서 비슷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는 주민들의 추가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조합과의 다툼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권대중 / 명지대학교 교수
- "재개발 단계별로 (주민들이) 사업비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사업이 끝난 시점에 분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문제인 만큼 시장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취재 : 박준영·김회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