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국토대장정이 최근에는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이른바 '스펙'을 쌓으려고 도전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심리를 이용한 악덕 상술 업체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은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같은 대학 친구인 A씨와 B씨는 얼마 전 한 단체에서 운영하는 '국토대장정'에 지원했다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참가비를 50% 가량 할인받을 수 있다는 말에 '스태프'로 지원했더니 인터넷에 홍보글을 올리고 대학을 돌며 포스터를 붙이라고 강요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학생 A
- "(포스터 붙이는) 할당량 같은 게 있어요. 개인당 200장, 100장 이런식으로 그걸 다 채우라고 하고 인증샷 같은 것도 찍어서 올려야되고. 완전 노동하는 수준이에요."
지시를 따르지 않는 학생들은 제명시키고, 환불도 해주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피해 학생 B
- "28만 원을 냈는데 겨울방학 동안 평일은 동사무소에서 알바하고, 주말은 편의점에서 알바해 마련했거든요. 그런데 돈 주고 알바하는 셈으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악덕 상술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비슷한 피해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만 지난 한 해 동안 100건에 이르지만 별다른 제재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약관을 들이대며 환불을 해주지 않는 것은 예사.
국토대장정과 상관없는 정치단체 행사에 참석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업체들은 사전에 공지했던 내용이고, 약관대로 했을 뿐이라며 '배째라' 식입니다.
▶ 인터뷰(☎) : 국토대장정 운영업체 관계자
- "처음 스태프로 지원할 때 본인들이 해야되는 일이 다 공지돼 있어요. (환불)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물품으로 지급하고…."
일방적으로 작성한 불공정 약관이지만 업체가 소비자원의 권고를 거부한다면 사실상 피해를 구제받을 길은 없습니다.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취업난에 마음 졸이는 학생들의 처지를 이용한 악덕 상혼에 캠퍼스가 멍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