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다운 비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11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봄 가뭄입니다.
이제 막 모내기를 마친 농민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인근의 한 논.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낸 논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졌습니다.
농민은 하늘이 그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천병식 / 농민 (벼농사 45년)
- "비 맛을 봐야 벼들도 잘 자라고 활착(뿌리 내림)도 잘 되는데…. 마음이 아주 답답하고 농사꾼으로서 희망을 놓치는 것 같아요."
물을 대 줘야 할 저수지는 여기가 물이 있던 곳인지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 스탠딩 : 이준희 / 기자
- "두 달 전만 해도 이 저수지에는 이 나무가 잠길 만큼 물로 가득 찼지만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강태공을 기다리던 낚시터는 쓸쓸히 버려졌고, 물속에 있어야 할 조개는 딱딱한 흙바닥에 파묻혔습니다.
지난달부터 엊그제(11일)까지 전국에 내린 비의 양은 53밀리미터.
평년의 3분의 1이자, 지난 2001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의 평년 대비 강수량이 16%로 가장 적었고, 충남과 전남도 가뭄이 심각했습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서규용 /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 "일부 지역에선 심각하더라고요. 모내기 1모작은 6월 20일까지는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2모작을 6월 말까지 끝내야 하기 때문에 (가뭄 대책을) 철저히 해 주시고…."
하지만, 기상청은 당분간 이런 가뭄이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혀 농민들의 답답한 마음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
영상취재: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