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또 도덕적 해이…대출금 안 갚아

【 앵커멘트 】
금융감독원 간부가 저축은행에서 2억 원 넘게 대출을 받고 갚지 않다가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저축은행 대주주처럼 은행 돈을 호주머니에서 꺼내쓰듯 한 겁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금융감독원 직원이 저축은행 두 곳에서 대출을 받은 뒤 갚지 않다가 감찰팀에 적발됐습니다.

2004년부터 7년 동안 부산지원에서 근무한 오 모 씨는 지난해 퇴출당한 모 저축은행에서 수천만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오 씨는 이후 대구지원 부지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연체된 대출이 있는데도 압력을 행사해 다시 ㅊ 저축은행에서 2억 원을 빌렸습니다.

오 씨는 원금은 물론 이자도 갚질 않았고, 현재 캐나다로 출국해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저축은행 퇴출이 한창이던 때에도 금융감독원 직원이 또 비리를 저지른 겁니다."

금융감독원은 오 씨가 해외로 유학 간 자녀의 학비를 마련하려고 돈을 빌린 뒤, 부동산을 처분해 연체금을 곧 갚을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금감원은 또, 징계위원회에서 면직이 아닌 무기한 정직으로 조치해 오 씨가 퇴직금을 받고 사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습니다.

권혁세 금감원장까지 나서 청렴을 강조했지만, 연이은 임직원 비리에 자정 노력은 공염불이 됐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

영상취재: 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