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 FTA가 발효된 지 열 달이 넘었지만,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 효과를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지나치게 높은 유통 수수료 때문이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전기다리미의 사례를 취재했더니,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 기자 】
가정집에서 많이 쓰는 유럽산 전기다리미.
지난해 7월 한·EU FTA가 발효됐지만 소비자 가격은 요지부동입니다.
▶ 인터뷰 : 송영선 / 서울 구로동
- "다리미가 너무 비싸요. 수입이라 그런지 웬만한 건 다 10만 원이 넘더라고요."
이유는 턱없이 높은 유통 마진 때문.
평균 3만 6천6백 원에 수입되는 전기다리미는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8만 4천 원으로 뻥튀기 됩니다.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무려 원가의 130%나 폭리를 취한 겁니다.
FTA 발효로 수입원가가 15%나 떨어졌지만 견고한 독과점 시장에서 전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 인터뷰 : 나광식 / 한국소비자원 가격조사팀장
- "2개뿐인 수입업자,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같은 소수 판매자들이 서로 과점 시장을 형성해서 소비자 눈치를 보지 않고 과도한 유통 마진을 챙겼습니다."
다만, 유통 마진이 상대적으로 적은 온라인에서 구입하면 FTA 효과를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 스탠딩 : 이준희 / 기자
-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15만 원에 팔리고 있는 이 전기다리미는 온라인에서 9만 2천 원이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면도기와 드라이기 등 다른 유럽산 소형 가전제품에서도 이런 관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김용민 VJ
영상편집: 한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