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는 그동안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15조 7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이번에 또 6조 원이 더 투입될 전망이어서 밑 빠진 독에 세금 붓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예금보험공사가 금융회사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별도로 조성한 특별계정은 15조 원 규모입니다.
하지만, 과거 두 차례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때 15조 7천억 원을 이미 다 썼습니다.
예금을 미리 돌려주고, 저축은행을 매각할 때 쓰인 자금입니다.
3차 퇴출 저축은행에도 6조 원의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이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습니다.
저축은행 특별계정을 늘려야 하지만 국회의 반대로 벽에 부딪혔고, 정부도 공적자금인 금융안정기금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예보는 울며 겨자 먹기로 예보채를 발행해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여력을 10조 원까지 늘렸습니다.
문제는 이자입니다.
은행에서 빌린 크레딧 라인 금리는 연 4~5%에 달하고, 예보채 역시 3% 후반대의 이자를 물어야 합니다.
빌린 돈을 갚을 방법도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언제까지 이자를 내야 할지 몰라 예보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퇴출 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회사들이 추가 부실에 대한 손해보전을 요구하고 나서 들어가야 할 돈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결국, 준정부기관인 예보에 투입되는 돈은 세금과 금융기관 이용자의 호주머니에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감독 실패, 저축은행 대주주의 전횡까지 삼박자가 만들어낸 부실 덩어리를 또다시 국민이 떠안게 되는 겁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