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만 10만 명, 전국적으로는 20만 명 넘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매일 밤 도로를 누비고 있지만, 대리운전 기사 처우는 열악하기만 합니다.
특히 대리운전 업체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인데요, 터무니없이 높은 수수료와 비인간적인 처사로 고생하는 20만 대리운전자의 실태를 김경진 리포터가 보도합니다.
【 리포터 】
늦은 밤, 도심 번화가 곳곳에 천막들이 하나 둘 들어섭니다.
대리운전 업체들입니다.
2년째 대리운전일을 하고 있는 김인주 씨.
▶ 인터뷰 : 김인주 / 대리운전기사(52세)
- "밤에 대리운전을 하고 있고, 낮에는 시간이 허락되면 탁송 업무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들어온 첫 번째 배차.
그가 한 번 대리운전을 뛸 때마다 받는 돈은 만 원 정도.
▶ 인터뷰 : 김인주 / 대리운전기사(52세)
- "만 원짜린데 8천 원 남는 거고…."
하지만, 이 돈마저 모두 김씨의 수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 인터뷰 : 김인주 / 대리운전기사(52세)
- "진짜 깜깜한 오지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거기서는 택시를 불러서 생돈을 들여서 타고 나올 수밖에 없고."
이동할 때 드는 차비와 고정적으로 업체에서 떼어가는 돈, 게다가 이런저런 명목으로 벌금까지 내야 합니다.
결국, 그의 손에 들어오는 것은 7천 원 남짓.
저녁부터 새벽까지 평균 4건의 배차를 받는 김씨가 하루 손에 쥐는 돈은 고작 2만 8천 원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김인주 / 대리운전기사(52세)
- "(한 달) 순수익이 100만 원이 좀 안된다고 봐요. 안 되는 경우도 좀 있어요. 다 빼고 나면 대리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진짜."
취재 중 만난 이익 노씨는 대리운전 업체에 항의했다가 억울한 일을 겪었습니다.
▶ 인터뷰 : 이익노 / 대리운전기사(52세)
- "상현동 콜을 배차 받았어요. 고객을 만나서 상현동 가시는 고객님을 찾는데 상현동은 없다는 거예요. 신봉동은 있는데…."
목적지가 다르니 배차를 취소해 달라고 했을 뿐인데 업체는 이 씨를 해고했습니다.
이른바, '락'에 걸려 40년간 대리운전 제한 조치를 받은 겁니다.
업체에 직접 찾아가 항의해 보았습니다.
▶ 인터뷰 : 대리운전 / 업체사장
- "중요한 업무 상황이에요. 고소를 하든 뭘 하든지 간에 그건 법적으로 하면 될 것이고."
▶ 인터뷰 : 이익노 / 대리운전기사(52세)
- "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사를 사람 취급을 안 해. 이거 완전히 휴대전화 노예 취급하고 있어요."
현재 전국에 등록된 대리기사는 17만 명.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그 들을 보호해 줄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입니다.
▶ 인터뷰 : 최원철 / 대리운전노조 위원장
- "대리기사는 어떻게 보면 사회의 막장일입니다. 약자 중의 약자고요."
MBN 뉴스 김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