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청년 구직자들에게 취업을 미끼로 투자를 강요하는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NS를 이용한 새로운 접근 방식도 등장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경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터 】
지난 2011년 1월.
대학생 김경태 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경태 / (가명, 불법 다단계 업체 피해자)
- "같은 학교 다른 과 친구라고 전화가 왔더라고요. 같은 학교인 줄 알고 이제 친해졌죠."
SNS 사이트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던 경태씨는 얼마 후 그 친구에게 일자리를 권유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경태 / (가명, 불법 다단계 업체 피해자)
- "방학 동안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있었죠. 면접을 보기 위해서는 이쪽으로 와야 하는데 올 수 있겠느냐…."
경태씨가 소개받은 곳은 다름 아닌 서울의 한 다단계 업체였습니다.
결국, 자신도 모르게 다단계 늪에 빠져 큰 손해를 봤다는 경태씨.
▶ 인터뷰 : 김경태 / (가명, 불법 다단계 업체 피해자)
- "딱 1년 했었어요. 거의 그때 했던 걸로 치면 2,000만 원 가까이 되죠."
알고 보니, 그 친구는 SNS를 통해 얻은 경태씨의 개인정보로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접근했던 겁니다.
불법 다단계 업체는 이렇게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을 교묘한 방법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한 다단계 업체에 갔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왔다는 20대의 윤희 씨.
▶ 인터뷰 : 이윤희 / (가명)
- "친구가 만나자고 해서 만나러 갔더니 안내자라고 해야 되나 남자 한 명이 와서 연행되듯이 끌려갔었거든요."
단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며 친구와 자신을 유혹했다고 합니다.
당시 윤희 씨가 녹음해놨던 내용입니다.
▶ 인터뷰 : ○○사 / 교육 당시 녹취
- "일 년 동안 벌 거 한 달 만에 벌 수 있어. 그래서 단기간에 고수익이 가능한 거지."
다행히 윤희 씨는 그곳을 빠져나왔지만, 친구는 빚까지 얻은 상태로 아직도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윤희 / (가명)
- "(친구한테) 대출했지? 그랬더니 응, 했다고 얼마 빌렸어 그랬더니 600만 원 이러는 거예요. 한숨이 나오는 거예요."
과연 어떤 곳일까?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회원 수만 3만 명이 넘는다는 이 업체는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불법 영업을 하는 건 아닌지 물었습니다.
▶ 인터뷰 : ○○사 / 관계자
- "교육 강요나 합숙 이런 게 없지 않습니까. 저희는 그리고 공제조합에 정식적으로 등록되어 있고요. 저희가 대출까지 알선하면 살아남겠습니까? 못하지. 그런 식으로 부도덕한 회사 아닙니다."
그러나 이 모든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공정위에서는 현재 이 업체를 불법 다단계 영업 혐의로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내 다단계 업체의 규모는 무려 2조 원.
불법 다단계 업체의 수법은 갈수록
그 사이 취업난에 허덕이던 젊은이들의 피해만 속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진우 / (가명, 불법 다단계 업체 피해자)
- "제발 정신 차리시고 나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단계 판매 회사에서 하는 사업이라는 것 자체가 말은 달콤할지언정 현실은 절대 그렇지가 못하거든요."
MBN 김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