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국내 중소납품업체에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물리다가 여론의 압박에 밀려 결국 소폭 내렸었는데요.
면세점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벌였더니 정도가 더 심했습니다.
은영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면세점에 식품류를 납품했던 한 국내 중소업체 사장.
울며 겨자 먹기로 60%가 넘는 고율의 판매수수료를 물면서 사업을 해 왔지만 끊임없이 경영난에 시달렸습니다.
▶ 인터뷰 : 전 면세점 납품업체 사장
- "원가가 15%를 넘으면 적자예요. 수수료가 66%면…. 3억을 팔아도 1천만 원이 안 남아요. 그런 장사가 어디 있겠어요."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와 신라 등 시내 주요 면세점 4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실제로 이같은 면세점의 횡포가 드러났습니다.
국내 납품업체들의 30% 가까이가 무려 55%를 넘는 과도한 판매 수수료를 내고 있었습니다.
수수료율이 55%라는 건 제품값 만원을 벌면 5천5백 원은 면세점 측에 판매수수료로 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백화점 평균 수수료 32%를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 스탠딩 : 은영미 / 기자
- "특히 김이나 김치 같은 제품을 납품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면세점 측에 66%의 최고 수수료를 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해외 명품 핸드백의 판매수수료는 최저 수준인 14% 정도.
면세점이 해외 대형 브랜드는 우대하면서 국내 중소납품업체에는 횡포를 부린 셈입니다.
공정위의 실태조사가 이뤄지자 뒤늦게 롯데와 신라 면세점은 수수료가 높은 중소 납품업체에 대해 이달부터 수수료를 3∼11%P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이동원 / 공정위 과장
- "이번 인하가 이뤄질 경우 중소납품업체는 과도한 수수료로 인한 악순환에서 벗어나 상품개발이나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공정위는 하반기 중 계획대로 수수료가 인하됐는지를 점검하는 한편 실태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추가 보완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