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회사들의 주주총회가 대부분 마무리됐는데요.
이번에 드러난 주주들의 변화와 주총의 특징을 정광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소액주주 '찻잔 속 태풍'
주주 대접을 제대로 받겠다는 소액주주들의 노력은 올해도 눈물겨웠습니다.
배당 확대 등 주주 가치 제고는 물론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등을 두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대주주의 벽은 높았습니다.
표결까지 가는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모두 사측의 원안이 그대로 통과되면서 소액주주의 반란은 찻잔 속 태풍에 그쳤습니다.
오너 일가, 경영 전면 나서
오너 일가의 경영진 선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제철 사내임원으로 등재된 것을 비롯해 대한항공이 3세 경영 기반을 닦았습니다.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가 3세로는 처음으로 주주총회 의사봉을 잡는 등 적극적인 대외 행보에 나섰습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나란히 계열 건설사의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계열사 챙기기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이원선 / 상장사협의회 조사본부장
-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경영에 개입하는 것보다는, 어떤 면에서는 법적인 책임을 뚜렷하게 지면서 경영책임을 공유하겠다는 측면에서 꼭 부정적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사외이사 '논란' 여전
찬성 '거수기' 오명을 받는 사외이사들의 들러리 논란은 올해도 여전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대기업 사외이사의 이사회 원안 찬성률은 99%를 기록해, 대주주 전횡과 경영진 감시라는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습니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유력인사들의 '자리 나눠먹기'나 사측의 필요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이지수 /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변호사
-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이나 지배주주에 대해 '노'라고 할 수 있는 과감한 위치에 가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독립성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이사회는 가야 할 길이 너무 멉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