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첩장 많이 받으시죠?
특히 올해는 4월 중순부터 윤달이라 이번 달에 결혼이 몰리고 있는데 가전제품 가격이 너무 올라 예비신부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기본만 해도 1,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최은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 봄 결혼을 앞둔 전시연씨는 혼수 가전 예산 짜기에 분주합니다.
막상 매장을 방문해보니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4가지만 구입해도 1,000만 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입니다.
김치냉장고나 식기세척기 오븐 같은 가전제품을 추가하면 1,500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 인터뷰 : 전시연 / 경기도 부천시
- "신혼살림이라서 신제품 위주로 둘러봤는데요. 가격이 너무 비싸서 예산범위를 많이 초과한 상태예요. 그렇다고 이월상품 사기는 시댁도 신경쓰이고 해서 난감한 상황입니다."
2009년 100만원이면 살 수있던 에어컨은 지금 사려면 최소 200만원은 넘게 줘야 합니다.
냉장고도 큰 용량의 양문형 냉장고를 사려면 4년 전보다 100만원은 더 듭니다.
4년 만에 30% 가까이 인상된 것으로 물가 인상률을 크게 웃도는 수칩니다.
업체들은 그만큼 제품의 성능이 좋아졌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가전업체 관계자
- "전기료를 대폭 낮췄잖아요. 그런 기능도 있고, 에어컨 같은 경우 집에 들어가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킬 수도 있고. 기존에 없던…"
하지만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본래 기능은 그대로 둔 채 잡다한 부가기능을 붙이거나 디자인을 다르게 해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에어컨 신제품의 절전기능을 좌우하는 인버터 기능과 냉방기능의 핵심인 쿨링시스템은 지난해 제품과 거의 같습니다.
공기청정과 가습기능은 물론 휴대폰으로 작동 가능한 '스마트' 기능도 다르지 않습니다.
제품이 제대로 설치됐는 지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기능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조작하는 스마트 기능이 좀 더 세분화됐을 뿐입니다.
하지만 가격은 50만원, 1년만에 10% 가량 올랐습니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구 모델은 매장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결국 10% 오른 가격으로 신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우중 / 가격비교포털 '다나와' 팀장
- "(추가된 부가기능이) 실제 에어컨 성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고, 절전 기술도 기존 대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가격)상승폭 만큼의 효용성을 끌어내기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가전업계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과 LG는 가전시장의 90% 가량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쓸모없는 기능을 추가해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MBN 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