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중개업자 분들 만나보면 마지막으로 계약서 쓴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는 분들 적지 않습니다.
부동산 거래가 거의 없다는 거죠.
김경기 기자가 얼어 붙은 부동산 시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개포주공 2단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주 정비구역 지정안을 보류시키자 거래가 올스톱됐습니다.
소형 아파트를 확대하라는 게 그 이유인데, 중형 이상을 원하는 주민 대부분은 반발하고 있고 호가도 내려갔습니다.
▶ 인터뷰(☎) :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 "1천만 원 정도 떨어졌어요. (매수인들은요?) 지금 거래가 안 되니까 떨어지죠. 거래가 거의 없어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뉴타운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제가 찾은 이곳은 2호선 아현역 북쪽에 자리 잡은 북아현뉴타운입니다. 3차 뉴타운임에도 철거 작업이 막바지일 정도로 사업 진행이 비교적 빠릅니다."
때문에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지만, 중개업소 반응은 차갑습니다.
▶ 인터뷰 :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 "매수자가 있어도 싼 물건만 찾는데 그런 물건은 한정돼 있고, 급한 사람은 어느 정도 다 팔고 손바뀜이 다 된 상태라 거래가 거의 없어요. "
재건축·뉴타운 시장의 부진은 일반 아파트 거래까지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신고된 아파트 거래 건수를 공개했는데, 서울이 1300건, 수도권 4400건, 전국적으로도 1만 5000건에 불과했습니다.
무려 60% 이상 급감한 겁니다.
▶ 인터뷰 : 채훈식 / 부동산1번지 실장
-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에 제동을 걸고 있고요. 또 (정책 당국 간) 혼선이 빚어지면서 수요자들의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높은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새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집값 급등과 전세 부족 등 서민 부담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 인터뷰 : 함영진 / 부동산써브 실장
- "전반적인 경제 여건도 좋아져야 되겠지만, 현재 지자체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 혼선을 (하루빨리)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정치권도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지 말고, 이미 발표된 정책은 예정대로 시행해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