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 병상에서 연말을 보내는 환자들은 참 쓸쓸할텐데요.
이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안기는 따뜻한 병원 풍경이 있다고 합니다.
조경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벌써 네 번이나 뇌종양 수술을 받은 열살 승리는, 병원 생활이 지겹습니다.
그때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효과음) "어린이병원 아뜨레움에서 환아들을 위한 연극, 마술쇼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공연장에는 승리처럼 몸이 아픈 친구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승리의 손등엔 산타할아버지도 보입니다.
▶ 인터뷰 : 신승리 / 뇌종양 환자
- "하루종일 기다렸는데, 이렇게 하니까 기분 좋아요."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 "웃고, 박수치는 이 순간 만큼은 내가 환자라는 사실도 잊어버립니다."
병원 한켠에서는 음악회가 한창입니다.
신애경 씨는 일주일 전에 받은 방사선 치료를 끝으로 유방암을 이겨냈습니다.
▶ 인터뷰 : 신애경 / 유방암 생존자
- "제가 치료한 병원에서 환자들 앞에서 노래를 하니까 감회가 또 새롭고… 음색은 별로 안 좋아서 좋지 않았을 지 모르지만 마음은 너무 행복하고… "
이번엔 지난 39년 동안 수많은 두경부암 환자들을 진료했던 김광현 교수가 나섰습니다.
(효과음) "앵콜, 앵콜"
앵콜 요청에 '그리운 금강산'까지 한 곡 더 부릅니다.
▶ 인터뷰 : 김광현 /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목 컨디션이 나빠서 좀 아쉬워요. 그래도 열심히 해서 여러분들이 굉장히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 인터뷰 : 이병숙 / 유방암 생존자
- "병원이 항상 치료를 받으러 나올 땐 마음이 우울해서 집에서 나오는데요. 너무나 행복하고, 병이 치유되는 것 같아요."
환자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이벤트들이 연말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joina@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