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설계변경 일방지시…추가 공사비는 나 몰라라

【 앵커멘트 】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시공업체에 설계변경을 지시하고 공사비용은 주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해 보니 모두 130억 원이 지급되지 않았는데, 처분은 시정조치만 내려졌습니다.
최중락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LH 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전국 89개 건설현장에서 아파트를 시공 중인 51개 시공 업체에 설계변경을 지시했습니다.

아파트 층간 소음이 사회 문제가 되자 바닥 완충재를 20mm에서 30mm로 좀 더 두껍게 시공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시공업체들은 건설현장마다 1억 원에서 3억 원을 더 들여 시공을 완료했지만, 추가 공사비는 받지 못했습니다.

추가 공사비용 128억 원은 LH 가 거부했고, 이미 지급했던 35억 원 가운데 1억 2천만 원을 다시 돌려받아 모두 13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시공업체 관계자
- "LH 감사팀 결과가 설계변경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15억 원 플러스 하도급업체에 지급했던 금액이 9억 원을 넘어 25억 원의 손해를 본 겁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거래상지위남용행위로 판단했지만, 과징금 없이 LH에게 시정명령만 내렸습니다.

▶ 인터뷰 : 김성환 / 공정위 서울사무소 총괄과장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공업체들에 아파트 바닥 추가공사를 지시하고, 공사 후에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추가공사비를 인정하는 않는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서면통지를 결정했습니다."

LH 는 일단 공정위의 결정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 중 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LH 관계자
- "바로 돌려줘야 할지, 아니면 다른 대응을 해야 할지 보고서 다시 한번 판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돌려주겠다, 안 돌려주겠다.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시공업체들이 LH 을 상대로 공사대금과 관련해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LH로부터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최중락 / 기자
- "이로 인해 시공업체들은 사실상 추가공사비용 130억 원을 떼이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공정위가 LH에는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으면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제기됩니다. MBN 뉴스 최중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