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탐욕' 논란이 거센데요.
결국, 금융당국이 고배당을 막기 위한 제어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은행의 당기순이익 가운데 현금 배당 비율은 상장사 평균인 16%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외환은행이 68%, KB금융 46%, 신한지주 24%로, 말 그대로 '배당 잔치'를 벌였습니다.
은행권의 고배당 논란이 거세자 당국이 조치에 나섰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의 적립 기준을 높여 당기순이익을 줄일 방침입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이 부실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비용이고, 대손준비금은 국제회계기준인 IRS 도입으로 줄어든 대손충당금을 보완하는 용도입니다.
따라서 비용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배당에 쓸 재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금융위는 이익을 배당으로만 쓰는 것보다 대손충당금을 통해 내부에 쌓아두는 게 재무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른 시일 내에 적립기준을 바꿔 올해 실적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은 비난 여론을 의식해 드러내놓고 반기를 들지 못하고 있지만, 내년 초 이사회에서 주주들을 의식해 고배당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융위는 배당 결과를 지켜본 뒤 경제 위기에 대비하는 추가자본을 쌓도록 하거나 임원에 불이익을 주는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을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