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이 계속되면서 그 자리를 월세가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른바 월세시대가 확산되고 있는데, 김경기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증권사에 근무하는 29살 정지윤 씨.
서울 연남동에 있는 원룸에서 3년째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외국에 계셨고, 전세를 얻기 위해 목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정지윤 / 월세 거주자
- "아무래도 사회 초년생으로서 전세보다는 월세가 금전적으로 부담도 덜 되고 편한 것 같아서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 씨처럼 월세로 시작해서 목돈을 모은 뒤 결혼과 함께 전세나 자가로 옮기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어쩔 수 없이 월세로 사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서울 공덕동과 신공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두 6,500세대에 달하지만,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면서 물건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이바요 / 파크 공인중개사
- "(세입자들이) 우선 전세를 찾고, 없다고 하면 반전세를 찾고, 반전세도 없다고 하면 월세를 찾는 그런 패턴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전셋집은 9% 줄어든 반면, 월세 주택은 72% 급증했습니다.
때문에 임대주택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 2000년 28%에서 지난해에는 43%로 높아졌습니다.
서민들의 부담이 그만큼 커진 셈입니다.
▶ 인터뷰 : 김덕례 /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실질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매월 월세라고 하는 일정액의 주거비를 부담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우리나라 만의 독특한 주거문화인 전세의 빈자리를 속속 메우고 있는 월세 문화,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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