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공시한 BIS 자기자본비율이 엉터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객들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부실이 불거진 지난 수년간 뭘 하고 있었느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상장사인 제일저축은행이 3월 말 공시한 BIS 비율은 7.41%지만, 검사 결과 -8.81%로 뚝 떨어졌습니다.
영업정지된 나머지 6개 저축은행 역시 대부분 5%가 넘었지만, 실상은 엉터리였습니다.
BIS 비율은 1% 미만일 경우 영업정지 대상이 돼 저축은행의 생사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전수 조사로 BIS 비율의 신뢰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의혹은 남아 있습니다.
검찰의 합동수사로 추가적인 불법 사실이 드러날 수 있고, 100여 개에 달하는 저축은행을 얼마나 자주 검사할지도 의문입니다.
▶ 인터뷰 : 주재성 / 금융감독원 부원장
- "BIS 비율은전부 검토했지만, 저축은행 진단 과정에서 밝혀내지 못한 불법이 있다면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상당히 신뢰할 수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습니다.
6월 말 현재 30일 이상 연체한 고객의 비율은 11.79%로, 100명 가운데 12명이 돈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중은행 연체율 2.17%보다 여섯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경영진단 결과 이자를 연체한 경우 대출을 늘려 이자를 갚은 경우가 많아 연체율이 더 오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주재성 / 금융감독원 부원장
- " 연체로 잡히지 않았던 기업체들이 이자를 증액 대출하는 방법으로 연체를 회피하고 있었던 부분이 상당히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연체율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엉터리 BIS 비율에, 높아지는 연체율까지 저축은행이 얼마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