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수법으로 수백억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수출입업자가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자신은 거액을 챙겨 해외로 달아나고 주주들에게는 4천억이 넘는 손해를 입혔다는데요.
김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정체를 알 수 없는 돌멩이가 상자 안에 가득합니다.
웨이퍼(wafer)로 가공할 수 없는 함량 미달 실리콘이 가공을 위해 수입된 것처럼 버젓이 놓여 있습니다.
저급 실리콘을 헐값에 수입한 뒤,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웨이퍼를 정상가격에 수출해 차익을 빼돌리려고 한 것입니다.
세관 직원: 이건 뭐죠?
M사 직원:"…불량 웨이퍼요…"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들 불량품을 이와 같은 '뺑뺑이 무역'에 악용한 수출입업체 N사가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 인터뷰 : 어태룡 / 서울본부세관 특수조사과 수사팀장
- "태양광 관련 테마주가 큰 인기를 끌자 자금조달을 쉽게 하고 주가를 상승시킬 목적으로 홍콩에 위장회사를 설립한 후…175회에 걸쳐 2,000억 원대의 위장 수출입 거래를 통하여…."
▶ 스탠딩 : 김시영 / 기자
- "이 회사는 이같은 불량 실리콘과 가짜 웨이퍼를 진품과 섞어 무역하는 방식으로 모두 519억 원의 재산을 홍콩 비밀계좌로 빼돌렸습니다."
사장 A씨는 2007년, 홍콩에 유령회사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를 차리고 무역을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격 부풀리기로 2천억 원대의 수출입 내역을 분식회계 처리해 주가상승과 자금조달에 악용하고, 519억 원의 재산을 국외로 빼돌렸습니다.
태양광 산업의 유망 상장기업이었던 N사는, 진상이 드러나면서 코스닥시장 상장이 폐지돼, 7천여 주주와 금융권에 4천억여 원의 손해를 입혔습니다.
서울세관은 지난해 8월 동생의 여권을 도용해 마카오로 도피 출국한 N사 사장 A씨를 추적하고, 관련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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