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월 한도를 넘어서면서 사실상 대출을 중단했습니다.
돈을 구할 길이 없는 서민들은 벌써 2금융권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자금 수요가 많은 월말을 앞두고 가계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이 그어놓은 가계대출 월 0.6% 증가 한도를 넘어서면서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탓입니다.
지난 25일 기준 신한은행은 7월 말보다 0.7%, 우리은행은 0.6% 증가했고, 하나은행도 0.52% 늘어나 한도에 육박했습니다.
농협은 이미 이달 중순 가이드라인을 넘어섰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출 금리도 오릅니다.
우리은행은 이번 주부터 일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p 인상하고, 신한은행도 최근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를 0.5%p 올렸습니다.
문제는 다음 달에도 이같은 대출 중단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은행들은 최근 전세난으로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져 다음 달에도 가계대출의 제한적 중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6개월마다 인출되는 아파트 분양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 역시 가계대출 증가를 관리해야 하는 은행에게는 부담입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한도를 조정하지 않는 한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돈을 구해야 하는 서민들은 더 높은 이자를 내야 하는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갈 수밖에 없어 가계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합니다.
이미 지난 1년 동안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6.1%로 시중은행 5.9%의 세 배에 달합니다.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는 금융당국이 무리수를 뒀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