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 관리보다 대외 위기상황을 우선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고, 3차 양적 완화에 나서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대외 위기에 민감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25%에 묶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경기 부진, 유럽 정부의 채무 문제로 해외 위험요인이 커져 우리 경제의 성장 경로 역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7개월째 4%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물가 상승에 대한 걱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과 추석 물가, 서비스요금 인상까지 물가는 상승 압박이 높아질 요인이 더 많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걷힐 때까지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여 물가 고통을 덜기 위한 선제적 조치는 더 어렵게 됐습니다.
▶ 인터뷰 : 김중수 / 한국은행 총재
- "현재로 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연 4%가)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닙니다만 수정할 단계에 있지는 않습니다."
대외 요인을 주목하고 있지만, 물가 관리에도 역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김 총재는 또 미국이 다시 경기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대규모로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는 3차 양적 완화가 추진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예상했습니다.
▶ 인터뷰 : 김중수 / 한국은행 총재
- "미국 경제가 앞으로 얼마나 나빠지고 성장률이 떨어져 우리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 지를 나름대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가는 데 큰 지장은 없을 정도가 될 것입니다."
금통위가 금리 정상화를 두고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