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대거 파는 외국인이 채권은 오히려 사들이고 있습니다.
대외 악재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은 길어질 전망이지만, 아직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등을 돌린 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외국인의 탈출 행렬에 곤욕을 치른 주식시장과는 달리 채권시장은 사자 일색입니다.
이번 달 외국인이 사들인 채권은 1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에 지난 1일 3.9%였던 국고채 3년 물 금리는 오늘(10일) 하루만 12bp 하락하며 3.45%까지 떨어졌습니다.
5년 물은 16bp, 10년 물은 14bp 떨어져 3년 물보다 하락폭이 컸는데, 채권 시장이 초강세일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한국 채권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줄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채권에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이 새 투자처를 찾는 동시에 환차익을 노리고 채권 매수에 나섰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외환보유액이 3천억 달러를 넘고, 단기 외채 비중도 크게 줄인 한국 시장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인터뷰 : 이정범 /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 "미국이 2013년까지 제로금리를 약속했습니다. 유럽에서 신용경색이 일어나지만 않는다면 외국인의 한국 채권 매수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에 정부도 금융시장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긴 어렵지만, 큰 문제는 없을 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 인터뷰 : 신제윤 /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난 두 번의 위기 과정을 거치면서 대외 부문과 은행 부문에서 굉장히 향상된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라는 비용을 치르고 만든 우리 경제의 안전판이 이번 위기에서는 제 역할을 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