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 시장에서 직접 기름을 사다가 파는 '대안 주유소'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기료는 올려도 기름값은 어떤 식으로든 잡겠다는 건데, 벌써 실효성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윤영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시에 있는 유일한 대형마트 주유소.
서울시 평균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리터당 100원 가까이 싼 이 곳은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그러나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주유소는 전국 10곳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김형만 / 서울시 일원동
- "마트 주유소가 많지 않아서 자주 이용하고 싶은데 이용을 못 하는 형편이죠."
정부는 인구 50만 명이 넘는 도시면 어디서나 대형마트 주유소를 세울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이른바 '대안 주유소'로 불리는 새로운 주유소도 도입됩니다.
석유공사 등 대형 공기업이 국제석유시장에서 대량으로 사온 기름을 공익단체와 공공기관이 직접 판매하는 형태입니다.
정부가 시장에 직접 뛰어들면서까지 가격을 내려보겠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정재훈 /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
- "이번 기회에 석유 유통시장을 근본적으로 한 번 바꿔보자는 취지니까…"
업계는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국제 시장에서 직접 기름을 사와도 현재 도매가격과는 큰 차이가 없고, 이미 전국에 빽빽하게 주유소가 들어선 상황에서 대안 주유소가 몇 곳이나 더 생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이미 정부는 지난 3월에도 '자가폴 주유소'를 크게 늘려 기름값을 잡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유사가 정한 가격을 따라야 하는 업주들은 골탕만 먹었습니다.
▶ 인터뷰(☎) : 자가폴 주유소 대표
- "자가 폴 활성화가 아니라 자가 폴 하는 게 바보죠."
▶ 스탠딩 : 윤영탁 / 기자
- "어떻게든 기름값을 잡겠다는 정부에 정유업계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몇 달째 되풀이되는 기름값 논쟁에 소비자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 [ kais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