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빗길 운전하다가 생각보다 제동이 잘 안돼 당황한 경험 한두번씩은 있으실텐데요.
타이어의 마모가 심하거나 공기압이 너무 낮을 경우 빗길 정지거리가 더 늘어나 사고 위험도 높아집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빗길에서 시속 80km로 달리다가 급제동했습니다.
자동차는 37.2m를 더 나가고 멈췄습니다.
바닥 홈의 깊이가 평균 1.6mm 이하로 많이 마모된 타이어를 홈 깊이가 6mm 이상인 새 타이어로 바꿨습니다.
다시 빗길에서 급제동을 해보니 정지거리는 31.1m로 줄었습니다.
바닥 홈 깊이에 따라 20% 가까이 정지거리에 차이가 난 것입니다.
마른 노면에서는 홈 깊이에 따른 정지거리 차이가 별로 없지만, 빗길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나는 건 바로 바닥 홈이 배수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천수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바닥 홈은) 많이 마모됐을 때 배수로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많이 마모된 타이어는 수상스키처럼 수막현상이 생겨서 결국 정지거리나 핸들의 조향성능을 악화시킵니다. "
빗길에서는 타이어 공기압도 정지 거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적정 공기압의 75%만 주입하고 시속 80km로 달리다 급제동할 경우 정지거리는 적정 공기압을 주입했을 때보다 9% 늘어납니다.
공기압이 낮아지면 타이어 접지면이 넓어지지만 바닥 홈의 깊이를 줄여 수막현상을 더 심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공기압이 너무 높아도 타이어의 중심부만 바닥에 닿는 만큼,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장마철에는 공기압을 매달 점검해야 합니다.
또, 차량에 차체 자세제어 장치가 장착돼 있다면 빗길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장애물을 피해 핸들을 조작할 경우 차체의 흔들림과 미끄러짐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빗길 교통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할 확률은 맑은 날보다 22% 가까이 높아집니다.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함은 물론 타이어 상태를 잘 점검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