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담합과 같은 불공정거래를 통해 제품 가격을 지나치게 올렸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CJ제일제당이 마치 영화 못지않은 방해 작전을 펴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상 최대의 과태료를 부과받았습니다.
황승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CJ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방해한 과정은 마치 첩보 영화 같았습니다.
지난 1월 10일 공정위 직원들이 밀가루 가격 담합 협의를 잡고 사무실에 들이닥치자 밀가루 가격 정보가 담긴 컴퓨터 외장 하드를 1층 화단으로 빼돌렸습니다.
조사 공무원이 빼돌린 자료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자료가 존재하지 않고 사용한 적도 없다고 발뺌했다가 뒤늦게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조사 방해에는 해당 그룹의 임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CJ 고위 임원은 외부로 빼돌린 파일 삭제를 지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는 가짜 정보를 담은 자료를 제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CJ는 지난 2003년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2005년에도 밀가루 현장 조사 과정에서 증거자료를 없앴다가 과태료를 부과받은 적이 있습니다.
▶ 인터뷰 : 고인혜 / 공정위 CJ 조사 담당관
- "상습 조사 방해 업체에 대해서는 집중적 조사가 이뤄질 수 있으며 과태료, 과징금 부과 시 참고자료가 됩니다."
결국, 이와 같은 행위로 CJ제일제당은 조사 방해 과태료 중 사상 최대의 금액인 3억 4천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 인터뷰(☎) : CJ제일제당 관계자
- "공정위 조사 당일 조사 목적이나 범위를 서로 잘 이해 했다면 더 원활하고 적극적으로 협조를 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지만, 이유 불문하고 공정위 조사에 협조 못한 건 유감스럽고 자숙합니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이 이번을 포함해 무려 세 번이나 조사를 방해한데다 임원까지 가담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황승택입니다.
[ 황승택 / hstneo@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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