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잉생산되면서 가격이 폭락해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배추가 알고 보니 건강에 좋은 보약이었습니다.
농촌진흥청 연구결과 김치 원재료로 쓰이는 배추에서 다량의 항암 성분이 발견됐습니다.
보도에 김명래 기자입니다.
【기자】
전통 발효 음식인 김치의 주재료로 흔히 사용되는 배추.
지난해 말 이상기온으로 공급이 부족해 이른바 '금추'로 불리다가 최근에는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해 골칫덩어리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 배추에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항암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스탠딩 : 김명래 / 기자
- "지금 제가 있는 곳은 국내품종 배추를 시험재배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120여 가지 품종의 배추가 재배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3종이 항암성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배추에서 확인한 항암 성분은 '글루코시놀레이트'.
글루코시놀레이트는 강력한 항암작용을 해 방광암이나 유방암, 간암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간이나 대장, 폐, 위, 식도 등에서 종양이 성장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재광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사
-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예전부터 여러 가지 폐암이나 위암, 간암 같은 암 유발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고요. 예를 들면 브로콜리 같은 것도 항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바로 글루코시놀레이트 때문에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배추에서 유방암 억제 효과가 탁월한 '인돌형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을 확인했는데, 모든 배추 품종이 g당 평균 2.31mg을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CR맛' 품종은 함유량이 가장 많은 4mg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광범위한 암 억제 효과를 지닌 '글루코브라시신'도 브로콜리보다 높은 g당 0.8mg이 함유됐고, 암 유발 물질을 제거시키는 '글루코브라시카나핀'과 '글루코나핀'도 각각 1.3mg과 0.9mg을 함유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현재 종자협회에 등록돼 있는 600여 개의 배추 품종 가운데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품종은 50여 종.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배추들이 항암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또 국내 품종 배추에서 시력개선 성분인 '루테인'이 발견됐다며, 육종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성분을 극대화해 시력개선과 당뇨에 좋은 배추 품종을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MBN뉴스 김명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