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추 가격이 4년 만에 1천 원 아래로 폭락한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정부가 올해 초 이례적으로 전국 농가에 배추 재배를 적극 장려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정부 말만 믿던 농민들만 큰 낭패를 보고 말았습니다.
임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3월 포기당 5천 원이 넘던 배추 가격이 불과 두 달 새 1천 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원인이 뭘까?
정부가 배추 수요 예측을 잘못해 농가에 배추 재배를 늘려줄 것을 적극 장려한 게 한 원인이 됐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올 초 전국 농가에 '배추를 늘려 심고 일찍 심어야 한다'고 대대적 홍보를 했습니다.
물량이 부족할 정도여서 농가 소득이 올라간다며 장밋빛 전망까지 내놓았지만 현실은 정반대가 됐습니다.
▶ 인터뷰 : 우제웅 / 농민
- "지금 농민들이 거의 포기하고 있는 상태예요. 배추 전체를. 상인들이 아주 발길이 끊겨서 아무도 없어요. 전망이 없다고 봐야죠"
정부 말만 믿고 오이나 토마토, 심지어는 벼 대신 배추를 심은 경우도 허다합니다.
▶ 스탠딩 : 임진택 / 기자
- "수십 년동안 논이었던 이곳에도 지난 4월 배추가 심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배추들도 이제 폐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미 시장에 3천여 톤의 중국산 배추가 풀리고 있었는데 정부가 배추 재배를 독려한 점을 농민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송종배 / 농민
- "정부에서 무관세로 (중국배추)를 통과하다 보니까 공장, 식당, 휴게소 이런 데에서 중국 배추를 선호다가 보니까 국내산 배추는 설 곳이 없고…"
정부는 어쩔 수 없었다는 말만 할 뿐입니다.
▶ 인터뷰(☎) : 농수산식품부 관계자
- "뭐랄까요. (가격 폭락을) 고려하지 못했다…. 그런 셈이고요. 저희들도 4월쯤 되면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 될 것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화를 자초한 만큼 피해를 줄 일 수 있는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MBN뉴스 임진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