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은 급락하는 환율 때문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키코 사태를 겪은 중소기업들은 헤지조차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특별 기획 '환율 위기' 첫 번째 순서, 이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원단 수출업체를 창업한 지 3년째인 고진열 대표는 요즘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은 돼야 원가와 운영비를 빼고 3%가량 이익을 남기는데, 환율은 1,100원을 밑돌고 있습니다.
이미 계약한 물량은 가격을 올릴 수 없고, 앞으로 환율 하락에 맞춰 가격을 올린다 해도 경쟁력이 떨어져 고민입니다.
▶ 인터뷰 : 고진열 / (주) 나현 텍스타일 대표
- "환율이 10~20원 빠지면 거의 1~2%의 영업 손실을 가져오기때문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요새는 사실 걱정이 많이 됩니다, 얼마까지 빠질지도 모르겠고."
키코 사태를 겪은 중소기업은 환율 급락은 천재지변이라며 아예 환 헤지는 엄두도 내지 않습니다.
자동차 금형을 만들어 수출하는 안용준 대표는 키코로 입은 손해를 만회하려 애 써봤지만, 뚝뚝 떨어지는 환율엔 속수무책입니다.
특히 일본에 수출하는 물량은 100엔당 1,250원에 견적을 내놨는데, 원·엔 환율은 1,250원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안용준 / 티엘테크 대표
- "지금은 (환율을) 안보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얼마 전에 엔화가 폭락한 걸 보고 거기에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서, 중소 제조업 하는 입장에선 가혹한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나서 환율 하락을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정부는 물가 때문에 외환시장 개입에 소극적입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자금이 넉넉한 대기업과 달리 급락하는 환율은 수출 중소기업엔 치명타입니다. 열심히 일해도 손에 쥘 돈은 갈수록 줄어 중소기업들의 마음은 멍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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