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각종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농협에서 전산 장애로 고객들이 전혀 은행 업무를 볼 수 없는 사태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스무 시간 만에야 기초적인 업무를 다시 시작했는데, 농협은 해킹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입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전산 장애로 업무를 볼 수 없게 된 농협 지점은 개점시간에 맞춰 문을 열긴 했지만, 안은 텅텅 비었습니다.
번호표를 뽑는 기계는 아예 꺼놨고, 혹시 업무가 다시 시작됐는지 찾아온 고객들은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 인터뷰 : 이유경 / 농협 거래 고객
- "16년 거래했는데 이렇게 전산장애로 은행 업무에 지장 받은 건 처음입니다."
▶ 인터뷰 : 윤봉식 / 농협 거래 고객
- "복귀되겠지 하고 별로 신경 안 썼는데, 문제가 있는데요. 지금 당장 돈 찾아야 하는데…."
은행은 시스템이 마비될 경우에 대비해 전산센터 두 곳을 운영하는데, 이번엔 양재센터와 안성센터 둘 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협력업체 PC에서 프로그램을 지우는 명령문이 들어와 서버가 마비된 것입니다.
농협은 협력업체 직원이 의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지웠는지, 단순 실수인지를 파악하는 동시에 해킹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입니다.
▶ 인터뷰 : 김기봉 / 농협 IT 본부 기획부장
- "파일을 삭제하는 명령어가 IBM 서버를 돌아다니면서 주요 파일을 삭제해 복구하고 있습니다."
오후 들어일부 업무가 재개된 가운데, 금융감독원까지 원인 파악에 나선 상황입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현대캐피탈의 해킹 사고에 이어 농협의 전산 장애까지 금융회사들이 전산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IT 강국이란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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