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촉각을 곤두세우는 종목이다. 하지만 DTI 규제 변동, 보금자리주택 등 일관되지 않는 경제정책과 종잣돈 등의 문제로 일반인이 투자하기에는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단칸방 전세금 2200만원으로 급매물 투자를 시작해 13년 만에 10억 자산가가 된 평범한 주부가 있다. 노성환 씨(44)는 경제나 부동산 방면의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서두르지 않는 그만의 투자 방식으로 `급매물의 달인`이 됐다. 13년간 총 거래 건수가 10건밖에 되지 않는 것만 봐도 노 씨가 주변 시세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지키며 투자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나와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급매물. 노성환 주부의 급매물 투자 비법을 알아보자.
◆작든 크든 내 집부터 마련해라
노 씨는 급매물 투자의 기본은 `내집 마련`이라고 했다. 전세대란이 와도 영향을 받지 않고 괜찮은 급매물이 나오면 담보대출을 받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든 크든 집이 있으면 그게 바로 `종잣돈`이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저도 처음에는 전세 보증금 2200만원 짜리 단칸방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어요. 결혼 첫 날 남편과 3년 안에 집을 사자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죠. 그러다 집 주인이 급하게 집을 내놓게 됐으니 나가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사 비용, 추가 전세금 등을 따져보니까 다른 전셋집으로 이사가는 것보다 집 주인이 급매물로 내놓은 집을 사는게 낫겠더라고요. 그 때 대출을 받아 23평 짜리 소형 아파트를 결혼 5년 만에 장만했습니다."
99년 노원구에서 장만한 첫 아파트는 투자의 근간이 됐다. 두 번째 급매물 투자를 위한 비용도 그 아파트에서 대출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욕심부리지 마라…내가 잘 아는 동네에서 형편에 맞게 투자
노 씨는 아무리 싸고 좋은 급매물이 나왔다고 해도 본인이 주변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없는 곳이거나 변동 상황을 직접 관리할 수 없는 곳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무조건 좋다고만 하며 혹하게 만드는 공인중개사나 지인들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되는 것도 기본이다. 그의 주요 투자처는 어릴 때부터 살아와 익숙한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등지이다.
노 씨의 두 번째 투자처도 도봉구 급매물 빌라였다. 평소 주변 지리와 정황을 잘 알고 있었고 매매 후 시세를 예측할 수 있는 곳이었기에 1300만원을 투자하고 1년만에 5000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당시 북구 법원 이전지로 도봉동과 신내동이 물망에 올라 있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그런데 신내동 이전 후보지는 배밭이라 법원 청사를 짓기 위해 도로 등을 조성하는데 도봉동보다 시간과 자본이 많이 들어가겠더라고요. 도봉동의 교통 접근성도 신내동보다 훨씬 편리했고요. 공식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었지만 상식적인 측면에서 판단해 도봉동 법원 청사 이전 후보지에서 빌라를 구매한 것이 예상에 들어맞아 차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어 그는 형편에 맞게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많이 투자한다고 해서 큰 이익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무리한 투자는 오히려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 씨도 자신의 형편에 맞게 투자해 서서히 키워왔기에 지금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는 대출 이자도 매달 생활비로 계산해 감당이 가능한 범위에서 대출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서두르지 마라…급매물일수록 천천히 따져야
"시세보다 싸게 나와서 집주인이나 중개인에게 현혹될 수도 있지만 급한 건 파는 사람이지 사는 사람이 아니에요. 급매물일수록 천천히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싸게 나온데는 다 이유가 있고 안 팔리면 파는 사람이 더 답답한 거니까요"
예를 들어 시세 1억원인 집이 8000만원에 나왔다고 해도 덥석 사서는 안 된다. 싸게 나온 이유를 먼저 파악하라는 것이 노성환 주부의 요점이다. 배관, 샷시, 보일러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수리 비용이 더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내가 살 집처럼 제대로 살펴보고 매매 후 추가 비용까지 계산해야 한다.
현재 트렌드를 파악하고 수익형 부동산 상품을 찾아내 투자하기 급급한 부동산 전문가들과 노성환 주부의 투자 방법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매물도 사람만나는 것처럼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신중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거래해 왔기에 13년 동안 거래 건수도 10건밖에 되지 않는다. 급매물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도 한 번에 대박이 아닌 `1년에 10% 씩 복리 증가`였다.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목표 덕분에 노 씨는 지금까지 급매물 투자에서 기대 이상의 이익을 못 본적은 있어도 손해본 적은 없다.
노성환 주부는 자신이 그래온 것처럼 적은 자본으로 내 집을 마련하고 재테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조언
"집도 `사람` 만나는 일과 똑같아요. `사람`만나는 게 억지로 노력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정말 좋은 사람은 일년에 한 두번 만날까 말까 하잖아요. 그렇게 사람을 대하듯 신중하게 급매물에 투자하시면 `좋은 사람`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기운`을 가져다주는 것처럼 분명 적은 투자금으로도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으실 거에요."
[뉴스속보부 = 이미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