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유업계가 등유 값을 내렸지만, 반응은 싸늘합니다.
기름 값을 둘러싼 정부와 정유업계의 줄다리기는 소득 없이 답답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영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주 국내 정유사들은 서민들의 고통을 나누겠다며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등유 값을 내렸습니다.
리터당 50~60원씩, 기한도 4월까지로 같습니다.
이로써 4개월 넘게 쉼 없이 오르던 등유 값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강추위가 사실상 끝나고 나서 그것도 판매 비중이 휘발유의 19%에 불과한 등유만을 대상으로 한 가격 인하.
값을 내리고도 정유사들은 "생색내기"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정유업계도 할 말은 많습니다.
싸게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박리다매' 산업이라 유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를 손보지 않는 한 더는 가격을 내릴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내놓은 대안이 카드 결제 수수료를 낮추는 것.
▶ 인터뷰 : 오강현 / 대한석유협회장
- "(주유소) 마진이 약 5%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 카드수수료가 1.5%라는 것은 매우 큰 비중입니다."
카드 업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은 이미 업계 최저 수준이고,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묘한 기름 값'을 파헤치겠다며 시작한 정부의 조사도 공염불로 끝날
기름 값을 결정하는 요인이 워낙 많은데다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정유사들이 정보 공개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올겨울 내내 이어지는 기름 값 논란.
정부와 업계가 옥신각신하는 사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치솟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 [ kais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