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과 같은 뇌질환은 외과수술로 밖에 치료할 수 없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수술 없이 약물로 치료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뇌종양은 일반적으로 뇌를 보호하고 있는 두개골을 절제한 후 직접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도 어렵고 완치율도 낮습니다.
방사선 치료도 있지만, 자칫 정상 뇌 세포까지 손상당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먹는 약으로도 뇌종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포항공대 정상기 교수팀은 뇌종양을 가진 생쥐를 대상으로 치료 약물을 입으로 투여해 종양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뇌에는 혈뇌장벽이라는 특수한 보호체계가 있는데, 항암제가 이 혈뇌장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불가능했습니다.
▶ 인터뷰 : 정상기 /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
- "뇌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외부 물질이 침투하는 데 대해 엄청난 보호막을 갖고 있습니다. "
그러나 연구팀은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분자수송체와 항암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입으로 투여한 이 결합체는 혈뇌장벽을 통과하면 다시 분자수송체와 항암제로 분리돼 종양을 제거하게 됩니다.
이번 연구로 알츠하이머나 헌팅턴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정상기 /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
-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많이 쓰는 항암제를 비슷한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고…"
연구결과는 영국 화학회 저널인 '메드켐컴' 인터넷판 2월11일자에 실렸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