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매몰한 가축 사체의 부패가 심해지는 여름에 침출수 재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과학자들은 지금이라도 상황에 맞게 적절한 대응을 하면 대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과학자들은 이번 구제역 가축 매몰에 대해 지나친 우려도, 또 낙관적 방심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매립지 내부 온도는 사체 부패 시 발생하는 열로 90도까지 올라가는데, 병원성 세균은 50도 이상에서는 확산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사체 침출수에서 나오는 살모넬라균과 같은 수인성 전염병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오태광 / 미생물 유전체사업단 단장
- "침출수에서 수인성 전염병에 관계되는 병원성 미생물이 나왔을 때 큰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재수거 처리를 위해 매몰지에서 가축 사체를 꺼내는 것은 공기 중 바이러스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이승학 / KIST 환경본부 선임연구원
- "매몰된 가축 사체를 재수거해 대형 매립지나 소각 시설로 이동시키는 것은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를 통한 질병 확산 가능성 때문에 쉽지 않은 방안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현재 여건에서는 매몰지 주변에 차수벽과 반응벽을 설치해 침출수의 지하수 유입을 막고, 오염된 지하수는 지상으로 끌어올려 정화하는 게 최선이라는 지적입니다.
비용이 문제이긴 하지만, 전자빔이나 병원성 미생물, 고압력을 이용해 사체를 처분하는 방법도 검토할 만합니다.
과학자들은 매몰 상황에 맞게 적절한 방법들을 사용하면 국내 과학기술로도 충분히 환경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