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확산되고 있는 대규모 시위로 22억 달러에 이르는 수출시장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현지 한국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중단됐고, 우리 직원과 가족들은 서둘러 귀국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집트에서 30년째 집권 중인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반대 시위의 불똥이 한국 기업들에 튀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건 이집트 노동자를 300명 이상 대거 채용한 기업들입니다.
LG전자는 TV 생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폴리에스테르 직물을 만드는 마이다스는 직원 30% 이상이 출근을 하지 못해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자동차로 2시간 떨어진 곳에 공장이 있는 동일방직만이 정상 가동을 하고 있지만, 시위가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의 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집트에 법인이나 지사, 연락사무소를 둔 36개 한국 기업 대부분이 시위가 확산되면서 직원들을 집에서 근무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앞으로 사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직원과 가족들을 제3국이나 한국으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출도 큰 문제입니다.
지난해 한국 기업 1,650개사가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건설중장비 등 22억 4,000만 달러를 수출한 이집트는 중동에서 4번째 큰 시장이지만 적어도 단기적인 수출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코트라 측은 "급격히 사태가 악화돼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바이어들과 사전에 생산일정을 조율하지 못했다"며 "바이어에게 주문을 접수한 뒤 제품을 생산했거나 원부자재를 구입한 중소 수출기업들에 금전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 ice@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