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2000원 선에 육박하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초부터 자동차 연비 전쟁이 뜨겁다.
국산ㆍ수입 가솔린차를 통틀어 `연비왕`인 기아차 모닝은 타이틀 방어를 위해 기존보다 연비를 4% 끌어올린 ℓ당 22㎞ 신형으로 24일 선보인다.
디젤엔진을 단 폭스바겐 골프 신차 `블루모션`은 21.9㎞ 연비로 디젤차 연비 1위인 프라이드(22㎞)를 바짝 추격 중이다. 도요타도 다음달 25.4㎞ 국내 공인연비를 획득한 소형 프리미엄 하이브리드카 `렉서스 CT200h`를 내놓고 친환경차 이미지 굳히기에 나선다.
각 업체들은 △연료 효율성을 높인 신형 엔진을 탑재하거나 △수동과 자동변속기 장점을 결합한 듀얼클러치 방식 사용을 늘리고 △신소재로 차체 무게를 줄이는 한편 △공회전 방지 시스템을 장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ℓ당 20㎞라는 연비 고지 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 출시되는 신형 모닝은 수동변속기 기준 연비가 22㎞로 기존 21.2㎞보다 향상됐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도 ℓ당 19㎞ 연비를 기록해 종전(18㎞)보다 개선됐다.
기아차 측은 소비자들이 경차를 찾는 첫 번째 조건인 연비를 더욱 높이기 위해 기존에 장착된 1.0ℓ 4기통 엔진을 1.0ℓ 3기통 카파엔진으로 바꿔 달았다.
기아차 측은 "신형 엔진 최대 출력은 73마력, 최대 토크는 9.6㎏ㆍm로 기존 엔진(72마력ㆍ9.2㎏ㆍm)보다 실린더 축소에 의한 엔진 마찰과 열 손실을 줄여 연비 개선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모닝은 나온 지 4년이나 된 모델이지만 지난해 국내 판매 차량 중 최다 판매 2위(9만5827대)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가 다음달 출시할 준중형 신차 벨로스터도 ℓ당 연비를 17㎞까지 맞추는 등 현대ㆍ기아차는 2020년 전체 차량 평균 연비를 ℓ당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디젤의 강자 폭스바겐은 지난 5일 연비가 21.9㎞에 달하는 1.6ℓ급 신형 골프를 출시하면서 바람몰이 중이다.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스타트 스톱` 기능이 장기다. 이미 1차 판매분 300대가 모두 팔려나갔고 출고 대기 2개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기자가 수백 명에 이른다.
에너지관리공단 집계에 따르면 같은 1600㏄ 경유 엔진에 자동변속기를 달았지만 연비가 가장 낮은 쏘울 디젤모델과 골프 블루모션 1년 기름값은 ℓ당 경유값 1618.7원에 연 1만3000㎞ 주행 시 각각 133만원과 96만원으로 37만원 차이가 난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는 "골프 블루모션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도 22㎞에 가까운 연비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에 고연비차 열풍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리콜 여파로 타격이 컸던 도요타가 올 들어 첫 재기작으로 출시할 차 역시 연비를 앞세운 하이브리드카다. 도요타는 지난 7일부터 렉서스 CT200h 사전 계약을 시작한 결과 보름 만에 100대가 넘는 선주문이 들어왔다고 21일 밝혔다.
고급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1억2700만원짜리 S클래스를
현대ㆍ기아차는 ℓ당 환산 연비가 20㎞를 웃도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올 6월께 출시하면서 평균 연비 높이기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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