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준대형차 ‘신형 그랜저’가 웅장하고 강력해진 모습으로 6년만에 귀환했다.
기아 K7이 나오기전까지 국산 준대형차시장을 주름잡던 그랜저가 K7에 밀린 아픔을 딛기 위해 내놓은 모델인만큼 강력한 성능과 편의 및 안전사양으로 무장했다.
그랜저는 그러나 K7, 대우 알페온, 르노삼성 SM7 등 국산 모델을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내심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 일본 세단과 경쟁할 생각도 없다. 일본차는 성능에서 압도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그랜저는 독일 프리미엄 세단을 경쟁상대로 삼았다. 구체적으로는 벤츠 E300과 BMW 528i다. 두 차종은 지난해 수입차시장에서 각각 6228대와 5130대를 팔아 베스트셀링카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건방진’ 자신감은 그랜저의 성능과 사양에 기인한다. 크기(전장x전폭x전고)는 4910x1860x1470mm로 벤츠 E300의 4870x1855x1465mm, BMW 528i의 4899x1860x1464mm보다 크다.
여기에 기존 모델보다 65mm 늘어난 2845mm의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구현했다. 역동적 캐릭터 라인과 볼륨감을 가미해 당당한 외관도 갖췄다.
람다Ⅱ 3.0 GDI 엔진은 최고 출력 270마력, 최대 토크 31.6kg·m, 연비 11.6km/ℓ로 BMW 528i 및 벤츠 E300보다 뛰어난 동력 성능과 연비를 실현했다.
BMW 528i는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1.6kg.m, 연비 10.9km/ℓ이다. 벤츠 E300은 231마력, 30.1kg.m, 9.2km/ℓ이다. 크기는 4870x1855x1465mm이다.
안전성도 독일 프리미엄 세단 못지않다. 차체 자세 제어 장치(VDC),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와,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등 첨단 안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내 준대형 최초로 운전석 및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9개의 에어백을 기본 장착했다. 후방 추돌 때 목 상해를 최소화하는 ‘후방 충격 저감 시트 시스템’을 운전석 및 조수석에도 적용했다.
편의장치는 프리미엄 수입차보다 낫다. 국내 최초로 전방차량과의 차간거리를 자동 조정해줄 뿐 아니라 교통흐름에 따라 자동정지,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하는 최첨단 주행 편의 시스템인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을 적용했다.
동급 최초로 공간탐색용 초음파 센서를이용해 주차가능 영역을 탐색한 후 스티어링휠을 제어, 운전자의 평행주차를 도와주는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SPAS)’도 갖췄다.
이 밖에 풋파킹이나 핸드레버 대신 간단한 스위치 조작을 통해 파킹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전자 파킹 브레이크(EPB)’, 운전자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을 원격제어 할 수 있는 서비스인 ‘모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구비돼 있다.
가격은 3112만~3901만원으로 벤츠 E300(6970만원)과 BMW 528i(679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물론 약점은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가 높고 성능도 입증받은 벤츠 E300과 BMW 528i은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세계적인 명차다. 또 세계적으로 성능을 입증받았다. 이와 달리 신형 그랜저는 아직 국내용이다. 성능 및 잔존가치에 대한 평가도 지금부터 시작된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