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전신은 1956년 금융단과 보험단이 공동 출자해 태어난 대한증권거래소다. 1956년 3월 명동에 증권선물거래소가 문을 열고 당시에 조흥은행 등 12개 종목이 최초 거래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10년간은 상장기업이 거의 늘지 않아 1966년까지 24개 상장사에 그쳤다.
초기 24개 기업 중 은행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이 2곳이었다. 당시 은행은 자본시장이 활성화되기 전 산업계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장됐던 은행 5곳은 모두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조흥은행은 신한은행에 합병됐고,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우리은행이 됐으며, 서울은행은 하나은행과 합쳐졌다. 제일은행만 현재 SC제일은행에 그 이름을 남기고 있다.
대부분이 공기업이었고 민간기업은 100년 기업인 유한양행과 동일방직, 경성방직 3곳뿐이었다.
당시 24개 상장기업 중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는 회사는 한국전력, 동일방직, 경성방직(경방), 유한양행, 대한통운 5곳뿐이다. SC제일은행과 메리츠화재도 이름을 바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당시와 현재 주가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화폐 단위와 가치가 변했고 무엇보다 종합주가지수의 기준점이 1980년 1월 4일이기 때문이다.
1980년 1월 4일 주가지수를 100으로 설정한 코스피는 198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150을 넘지 못했다. 그러다 3저호황 등에 힘입어 1987년 말 500을 넘어섰고 1989년 3월 31일 1003.31을 기록함으로써 처음으로 1000을 돌파했다.
하지만 다시 2000을 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376까지 떨어지더니 1998년에는 270까지 무너졌다. 이후 벤처 붐과 함께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1000 돌파는 쉽지 않았다. 2005년 6월 다시 1000을 넘었고, 2년
현재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975년에 상장됐다. 증시의 기준점이 되는 1980년 1월 4일 삼성전자 종가는 981원(액면가 500원)이었다. 코스피가 2000을 넘은 14일 종가가 92만9000원이니 코스피가 20배 성장하는 동안 삼성전자의 주가는 94.6배 뛰었다는 얘기다.
[김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