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장애아들은 보행이나 학습을 위해 특수한 보조구가 필요하지만, 이런 보조구는 가격이 비싸서 저소득층의 장애아들이 사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장애아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한 소상공인이 있어 화제인데요.
황수경 리포터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허름한 비닐하우스, 난로 하나가 전부인 작업실.
작업실 주인 손요익 씨가 보조구 제작에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품의 가격이 저렴하고, 때로는 무료로도 나눠주고 있다는 소문에 언제나 주문량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황수경 / 리포터
- "저소득 장애아들에게 비싼 보조기구를 장만하는 일은 생각보다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죠.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봉사에 나선 한 소상공인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사업을 운영하던 손요익 씨가 이렇게 장애아 보조구 제작에 뛰어든 것은 5년 전이었습니다.
<현장음>
"척추가 가장 중요하니까 우리 아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 근육이 뻗치고 나면 보통사람들은 바로 돌아오는데,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려요. 팔도 그렇고 다리도 그렇고 척추도 그렇고 하니까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간단한 장비지만 장애아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보조구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사기를 망설이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저렴한 보조구 제작에 직접 나섰습니다.
손요익 씨가 받는 제품 가격은 재료비가 전부.
제작에 들어가는 수고와 택배비를 생각하면 오히려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지만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손요익 / 장애아 보조구 제작
- "뇌병변장애를 앓는 가정은 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요. 한 명이 그 애한테 붙어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그 어려운 생활 같은 것들을 좀 도와줄 수 있을까? 해서 그때부터 시작해서지금까지 쭉 하고 있어요 "
물론 보조구를 제작하던 초기에는 일이 서툴러 어려운 일도 많았습니다.
▶ 인터뷰 : 손요익 / 장애아 보조구 제작
- "만들면서 톱을 잘 못 사용해서 손가락이 잘렸어요. 손가락 3개가 잘려서 보름 동안 접합 수술을 하는데,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어~! 이것 봐~! 이렇게 해서 이제 본격적으로 하게 됐죠"
손요익 씨는 오기로 버티고, 내 아이를 대한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보조구 제작에 매달렸습니다.
그 결과 작은 독서대 제작에서 시작한 것이 어느새 30여 종류의 제품을 제작할 만큼 실력도 늘었습니다.
일이 손에 익으면서 틈틈이 지역 내 저소득층 장애아를 위해 무료 봉사도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이웃의 아이들에게 높이 조절용 벤치를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작은 도움이지만 이들에겐 무엇보다 큰 힘이 됩니다.
▶ 인터뷰 : 김수옥 / 보조기구 사용자
- "이렇게 앉아 있을 때는 집에서 이런 게 필요해요. 애들한테요. 지금 작은 애고 큰 애고 똑같은 병이 있으니까 우리가 필요한 게 너무 많은 거예요"
▶ 인터뷰 : 손요익 / 장애아 보조구 제작
- "꼭 필요한데, 특히나 조손가정 같은 데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 못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주변에 누가 이렇게 봐서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 있는 아이들한테는 꼭 필요한 것이니까 연락 주시면 그냥 드리겠습니다"
손요익 씨의 일과는 아들 영민이의 하굣길과 함께 마감합니다.
뇌병변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영민이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는데요.
장애아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다른 장애아 부모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손요익 씨.
영민이를 보살피면서 더욱 많은 세상을 알게 됐기에 지금의 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빠를 바라보는 영민이의 마음엔 작은 걱정이 한 가지 담겨 있는데요.
▶ 인터뷰 : 손영민 / 학생
- "가능한 위험한 것은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5살 땐가 6살 땐가 아빠가 잘 못해서 작업장에서 손 잘렸어요"
▶ 인터뷰 : 손요익 / 장애아 보조구 제작
- "주변에서는 그래요. 이해 못 한다. 라는 식으로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제가 앓는 이 가정처럼 이런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아픔은 웬만한 사람들은 몰라요. 모르니까 제 작은 힘이나마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작하는 곳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죠. 못내 아쉽고 그래요"
▶ 스탠딩 : 황수경 / 리포터
- "손요익 씨는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의 시기라고 말하는데요. 그 바람처럼 앞으로도 따뜻한 나눔의 사랑을 더욱 많이 전파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MBN 황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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