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속 버티면 현대차와 협상"

【 앵커멘트 】
현대건설의 최대주주인 외환은행이 현대그룹에 대출 증빙 서류를 내지 않으면, 현대·기아차 그룹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채권단 내 이견도 여전해 매각이 장기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천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해 현대그룹과 독자적인 양해각서를 체결해 논란이 된 외환은행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독자적인 MOU 체결과 관련해, 대주주단의 100% 동의를 얻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논의했고 법률적으로도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주주의 80%가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대주주 3곳 가운데 한 곳만 반대해도 MOU는 무효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현대그룹에 대한 압박 수위는 더욱 높였습니다.

외환은행은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대출계약서를 오는 7일까지 제출하라는 촉구 공문을 현대그룹 측에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속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현대·기아차그룹으로 협상권이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인터뷰 : 김효상 / 외환은행 여신관리본부장
- "저희가 현대그룹의 자료가 미흡하고, 그 결과에 대해 법률검토를 받아서 주주협의회에서 미흡하다고 판단이 되면 예비협상자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외환은행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채권단 내의 불협화음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책금융공사는 현대그룹이 동양종합금융증권으로부터 빌린 8천억 원이 사실상 현대건설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의 성격이 짙다며 금융당국에 사실확인을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외환은행은 이에 대해 법률적 검토가 끝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고, 현대그룹도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향해 근거없는 의혹만 키운다며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소송 공방에 이어 채권단 내의 갈등으로 현대건설 매각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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