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만든 가상 아이돌 '버추얼 아이돌'을 알고 계신가요.
음주 운전이나 학폭 논란 등 팬들을 실망시킬 일이 없는 '완벽한 아이돌'이 최근 MZ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심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한 카페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외모의 다섯 남성이 팬들을 반깁니다.
"카페에서 맛있게 먹고 재밌게 놀고 집에 조심히 들어가기 약속! 항상 고마운 거 알죠?"
지난해 인간 아이돌을 제치고 스트리밍플랫폼과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휩쓴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입니다.
화면 속에만 존재하지만 작사, 작곡, 안무 작업에도 참여하는 실력파 가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본체'인 사람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 위에 모션 캡처 기술로 가상 이미지를 입힌 건데 표정부터 움직임까지 생생합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가상 캐릭터로 활동하는 아이돌이지만, 팬들의 마음은 여느 아티스트를 대할 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황현지 / 플레이브 팬
- "처음에 모르고 들었을 때 그냥 가수라고 생각했는데,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까 사실 외모는 별로 상관이 없어요."
콘서트는 매진 행렬에 다른 가수와 무대를 함께하고 라이브방송으로 팬들과도 소통하며 활발히 활동합니다.
심상치않은 성장세에 대형 기획사들도 줄줄이 버추얼 아이돌 제작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걸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에서 멤버들을 돕는 '조력자' 였던 캐릭터들은 별도의 음반을 발매하며 '나이비스'로 정식 데뷔했습니다.
AI를 이용해 생성된 외모와 목소리가 음반시장에서 인간 가수들과 맞붙는 시대가 온 겁니다.
▶ 인터뷰 : 하재근 / 문화평론가
- "앞으로 기술이 발전되면서 보다 더 생생한 캐릭터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시장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낯설기만 한 존재였던 버추얼 아이돌이 재밌는 현상을 넘어 K팝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
영상제공 : 플레이브·SMTOWN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