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이저 화랑인 국제갤러리가 단색화 거장 하종현과 현대미술가 최재은의 개인전으로 새해를 시작합니다.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상반기에 최재은, 하종현, 정연두의 개인전과 '젊은 회화작가 그룹전', '전통' 주제의 그룹전을 선보입니다.
하반기에는 세계적인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9~10월), 갈라 포라스-김(9~10월), 장파(12월), 다니엘 보이드(12월)의 개인전이 이어집니다.
현대미술가 최재은은 1986년부터 종이를 땅속 깊이 묻어 토양과의 상호작용을 물질화하는 등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관심을 작업으로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봄을 맞이하여 국제갤러리는 최재은의 작업세계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긴급한 과제인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함께합니다.
하종현은 물성에 대한 초기의 다양한 실험 및 시도를 거쳐 회화적 문법으로 자리 잡아 작가만의 고유한 '배압법'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의 새로운 길을 굳건히 개척해온 작가의 최근작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4월에는 부산점에서 정연두의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을 소개하는데 삶에서 마주하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들을 그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6월에는 이성휘 큐레이터(하이트컬렉션 소속)가 기획하는 젊은 회화작가 그룹전 '회화 이후의 회화'(가제)가 서울점 K1과 K3에서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이미지의 범람과 매체 경계의 해체라는 동시대 예술 상황 속에서 젊은 화가들이 시대적 징후를 어떻게 진단하고 탐색하며, 개인적 서사와 정체성을 탐구하거나, 사회·정치적 감수성을 작업에 투영하는지 등을 살핍니다.
비슷한 시기, 서울점 한옥에서는 '전통'을 주제로 엮은 그룹전 '한옥 2025'가 열립니다. 이어 9월경에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개인전을 통해 지난 70여 년간 조각, 드로잉, 회화, 판화, 설치와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고유한 시각언어를 구축해낸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2025년 연말에는 장파의 개인전이 처음으로 개최됩니다. '여성적 그로테스크'라는 수사로 주로 소개되는 그의 작품은 역사적으로 타자화된 감각들, 즉 여성이라는 범주로 규정되어 대상화되어온 감각들을 적극적으로 주체화하고, 이를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구현합니다.
마지막 전시로는 다니엘 보이드의 개인전으로 작가 자신의 생물학적 뿌리에 대한 주체적 연구를 기반으로 유럽 중심의 역사 서술이 지배해온 낭만주의적 개념을 경계하고 의심함으로써 일방적인 역사관이 놓친 시선을 복원하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