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원 “역사적 경험, 궁극은 진실 추구”
“흰색은 슬픔·죽음, 빨강은 삶이자 깊게 베인 고통”
“부드러운 목소리로 형언할 수 없는 잔혹성·상실감”
문학상 역대 121번째, 여성 18번째 수상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소설가 한강(54)이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입니다.
시상식은 10일(현지 시각) 오후 4시부터 시작했습니다. 국왕이 입장하자 오케스트라 연주로 모차르트의 행진곡이 울려 퍼졌고, 검은색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한강이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입장해 시상식장 무대 중앙 왼편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강은 부문별 시상 순서에 따라 네 번째로 국왕에게 노벨상 메달과 증서(diploma)를 받았습니다.
노벨상은 스웨덴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시상을 시작했는데, 시상 순서는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순입니다.
노벨상 시상식이 콘서트홀에서 열리기 시작한 1926년 이래 한국인이 이곳에 깔린 ‘블루카펫’을 밟은 것은 약 한 세기 만에 처음입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고 있어 2000년 수상자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슬로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은 뒤 박수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한림원 종신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은 문학 부문 시상 연설에서 한강의 작품 세계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요 작품을 관통하는 색상이 ‘흰색’과 ‘빨간색’이라고 해석한 그는 “흰색은 그녀의 많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눈(雪)으로 화자와 세상 사이 보호막을 긋는 역할을 하지만, 슬픔과 죽음의 색이기도 하다. 빨간색은 삶,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통과 피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녀의 (작품 속) 목소리가 매혹적일 만큼 부드러울 수는 있으나, 형언할 수 없는 잔혹성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흰색과 빨간색은 한강이 작품 속에서 되짚는 역사적 경험을 상징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2021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한강의 작품에서는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변화가 끊임없이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강의 작품은) 결코 잊어버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소설 속) 인물들은 상처를 입고 부서지
한강은 역대 121번째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입니다. 아시아인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것은 2012년 중국 소설가 모옌 이후 12년 만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