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주년을 기념, 스페셜 버전으로 재개봉된 재즈 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가 누적 관객수 13만 명(10월 29일 영화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재즈 라이브 공연을 보고 나온 느낌이다. 역시 ‘재즈계 슬램덩크’라는 별명에 걸맞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영화 ‘블루 자이언트’ 스틸컷(사진 판시네마㈜)
언제나 강가에서 홀로 색소폰을 불던 고등학생 ‘다이’는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에 도전하기 위해 도쿄로 상경한다. 우연히 재즈 클럽에서 엄청난 연주 실력을 뽐내는 천재 피아니스트 ‘유키노리’를 만나 밴드 결성을 제안하고, ‘다이’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평범한 대학생이던 ‘슌지’도 열정 가득한 초보 드러머로 합류한다. 밴드 이렇게 ‘JASS 재스’를 결성한 세 친구는 최고의 재즈 클럽 ‘쏘 블루’에서 10대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것을 목표로 연습에 돌입한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관객 지수 100%’를 기록한 ‘블루 자이언트’는 2013년부터 연재돼 전 세계 1,1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블루 자이언트’는 온도가 너무 뜨겁게 올라 붉은빛을 넘어서 푸르게 빛나는 별 또는 엄청난 무대를 펼친 재즈 플레이어를 일컫는 말이다.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으로 시리즈 최고 흥행을 거둔 타치카와 유즈루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일본 재즈 신을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그래미상 수상자인 우에하라 히로미가 음악감독과 삽입곡 작곡, 피아노 연주까지 맡았다.
↑ 영화 ‘블루 자이언트’ 스틸컷(사진 판시네마㈜)
‘다시 없을 이 순간을 전력을 다해 울려라’라는 포스터 카피가 영화의 주제를 압축해 보여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에너지가 폭발하는 재즈 라이브 바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중독성 넘치는 재즈 선율과 몸과 마음을 울리는 폭발적인 연주, 잊고 있던 꿈과 열정을 일깨우는 감동적인 스토리는 왜 이 영화가 1년 전 ‘블루 자이언트’ 신드롬을 일으켰는지 알 수 있게 만든다. 피아노와 섹소폰, 기타, 베이스 할 것 없이 훌륭한 재즈 라이브, 특히 솔로 연주에서 극대화되는 연주자의 표정과 모습을 보는 재미가 크다. 푸른 색감으로 진행되는 유키노리의 피아노 솔로 연주, 황금색 음표들이 돌아다니는 다이의 섹소폰 연주, 마치 영화 ‘위플래시’를 떠올리게 하는 드럼 초보 슌지의 연주 장면까지 극의 서사와 함께 라이브 연주가 영화의 두 번째 주인공이다.
‘재즈+10대 성장담’의 불가능할 듯한 콜라보가 마술처럼 멋진 조화를 이룬다. 특히 영화에 첫 장면이기도 한, 다이가 강가에서 혼자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은 재개봉 버전에서 유달리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재즈에 대해 알지 못해도 충분히 즐길 만한 영화다. 웰메이드 음악 애니메이션인 만큼 무조건 음향 시스템이 완비된 극장에서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러닝타임 120분.
↑ 영화 ‘블루 자이언트’ 포스터(사진 판시네마㈜)
[글 최재민 사진 판시네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4호(24.11.12) 기사입니다]